[내 나이 가을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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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가을에서야]    

13 말아톤10단 0 89 0 0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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