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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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부

21 허름한허세 0 174 0 0

(2021년 11월  4일)



   가을 안부



   비가 내려 며칠 동안 씻지 않은 얼굴이 말끔해졌다

   길게 자란 수염을 자르고 싶지만 조금 더 게을러져도 좋은 계절이다

   하늘도 바람도 모두 투명해지는 시간

   시작만 해놓고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덮어놓은

   연애소설의 중간쯤이나 될까

   지난여름의 화염을

   조금만 더 그리워해도 좋은 계절이다,라고 생각한다

   후드득 떨어지는 것들에는 눈길을 주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몇 점 눈송이가 데리고 올 겨울을 떠올리며

   첫눈 온다고 주고받을 안부를 미리 연습한다

   미안하다 그대를 잊어서

   미안하다 그대를 잊지 못해서


   애써 밑줄을 긋지 않아도 평생 기억하는 문장이 있다


* 이종형,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에서

- 삶창시선 50, 2017.12.15



:

후드득 떨어지는 것들을 보러 가려고

주말만 기다리는데


비가 내려,

때 맞춰 비가 내려


미안하다 잊어서

미안하다 잊지 못해서


( 21110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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