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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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의 즐거움

21 허름한허세 0 141 0 0

(2021년 11월 23일)


천문의 즐거움


하늘을 오래 바라보다 알게 되었다
별들이 죽으면서 남겨놓은 것들이
어찌어찌 모여서 새로운 별들로 태어난다는 거
숨결에 그림자가 있다는 거
당신도 나도 그렇게 왔다는 거
우리가 하나씩의 우주라는 거

수백억광년의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른
빛의 내음
소리의 촉감
온갖 원자들의 맛

지구에서 살아가는 나는 가끔
죽은 지 오래인 별들의 임종게를 발굴해 옮겨 쓴다

그대들이 세상이라 믿는 세상이여, 나를 받아라. 내가 그쪽을 먼저 사양하기 전에.

오늘 아침 닦아준 그림자에서 흘러나온 말
임종게가 늘 탄생게로 연결되는 건 아닐 테지만
가끔 유난히 아름다운 탄생의 문양들이 있어
우주가 지나치게 쓸쓸하진 않았다

* 김선우, [내 따스한 유령들]에서 (18~19)
- 창비시선 461, 2021. 8. 5




:
유난히 아름다운 날이라
바다를 보러 나간,

부산 사는 벗이
찍어 올린 사진들로

잠시나마
쓸쓸하진 않았다

( 21112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123 부산에서, ㄱ ㅂ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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