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허름한허세
1
100
1
0
2021.12.01 15:28
(2021년 12월 1일)
끝
뒤안 빈터
달배미 밭을 하나 더 만들었다
마당 꽃밭에 흙을 들일 겸
젖은 돌들이
호미 끝을 거부한다
끝은 늘 거부한다
끝부터 닳는다
닳는 부분이 끝이 되어
다시 돌 끝에 닿는다
수도 없이 올라오는 돌멩이들
큰 돌 하나 빠지면
돌 크기만큼 밭이 된다
허리를 숙여야
호미 끝이 땅에 닿는 법
끝이 되기 위해 끝을 벼리는 호미
세상은 늘 끝이 썼다
* 김용만, [창작과 비평 겨울 2021]에서 (89)
- 창비, 통권 193호, 2021. 12. 1
:
숙여야,
땅에 닿는 법
잊지 말자,
올해의 끝 달이다.
더
수그리자
( 211201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