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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름한허세 0 226 0 0

(2022년 2월 9일)


2월


헐벗은 산속 소나무만 푸르다 늘푸른 소나무! 그 사이로 까치가 날아다닌다 살아 있는 것들이 이렇게 좋다 이곳에서 내 하루가 다 끝날 것 같다 사람은 끝이 좋아야..... 쌓인 낙엽들 벌써 거름 되었다 누굴 위해 날 무릅쓴 적이? 하늘이 날 내려다본다 내가 날 내려다본다 내 몸 끝이 벼랑이다 더이상 내려갈 수 없다 산길도 끝이 있어 주저앉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까치가 각각각(覺覺覺) 깨우친다 언제나 나는 늦게 깨닫는다 늦은 겨울 한줄기 바람이 능선따라 올라온다 조심할 건 저 늦바람! 지금은 꽃샘바람이 꽃을 시샘하고 있는 중 아마도 입춘대길(立春大吉)할

* 천양희, [오래된 골목]에서
- 창비시선 179, 1998.10.24



:
올 한 해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이뤄지는 달,

그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내 몸 끝이 벼랑이다
더이상 내려갈 수 없다

버팅긴다,
악착같이

( 220209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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