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는다

홈 > 소통 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익는다

21 허름한허세 0 129 0 0
(2022년 6월 27일)


익는다


처음 가는 낯선 길
멀기도 하다.

두 번 세 번 가는 동안
길가 쌀가게, 키 큰 가로수
눈에 익는다.

약국 간판, 모퉁이 구두 가게
눈에 다 익는다.

눈에 익어, 발에 익어
가까워진 길.

처음에는 낯설던 얼굴도
눈에 익고 귀에 익어
가까워진다.
점점 가까워진다.

* 이상교, [고양이가 나 대신]에서
- 창비, 2009.12.24



:
그러하다
늘 그렇듯이

밭일도
손에 익는다

세 시간을 꼬박
수그리고 풀 뽑으니

내 얼굴도
아주 잘 익는다

( 22062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0 Comments
카테고리
통계
  • 현재 접속자 1,039(1) 명
  • 오늘 방문자 2,282 명
  • 어제 방문자 8,009 명
  • 최대 방문자 14,757 명
  • 전체 방문자 2,520,638 명
  • 전체 게시물 46,535 개
  • 전체 댓글수 5,249 개
  • 전체 회원수 1,245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