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숫돌
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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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1 09:50
마당 한귀퉁이
장승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숫돌
아버지는 거북 등짝 같은 손으로
새벽마다 낫을 갈아
전장에 나가는 병사처럼
일터로 나갈 준비를 하셨다
여덟식구 태산 같은 짐을 낫 위에 얹고
곡예사가 되어 굽어진 길을 사셨던 세월
김선자 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