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고향] 노비들의 기를 빨아먹은 안 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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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고향] 노비들의 기를 빨아먹은 안 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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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조선, 충주 땅에 안 진사가 살고 있었다.

 

안 진사는 아주 예전부터 충주에 자리를 잡은 죽원 안씨의 장남이라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재산을 나누는 것에 있어 굉장히 인색했고 사치 부리는 것을 즐겨 집에 들인 그림이나 화초가 수십은 되었다.

 

안 진사가 환갑이 되던 해에 큰 병에 걸렸는데 어떤 의원도 고치지 못해 죽어가는 안 진사를 보며 다들 혀만 찰 뿐이였다.

 

어느 날, 떠돌이 무당이 안 진사의 집에 당도해 식사를 대접해준다면 병에서 나을 수 있도록 굿을 해보겠다고 하였다.

 

안 진사의 가족들은 믿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무당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무당은 안 진사댁의 모든 노비들을 불러 모아다가 손을 따게 해 피 한 방울씩을 모은 후 굿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이하게도 안 진사의 병이 점차 호전되었고 보름이 지나자 안 진사가 완전히 회복하였다.

 

깨어난 안 진사는 무당과 급격히 친해졌는데 무당의 말을 듣고는 집에 있던 그림과 화초들을 모조리 팔아버리곤 노비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로 어지럼증이나 빈혈을 호소하는 노비들이 많아졌는데 안 진사는 이를 묵살했다.

 

노비들은 점점 수척해져갔고 결국 안진사댁에서 가장 오래 일한 최고령의 말생이라는 노비가 장작을 패던 중 쓰러져 죽고 말았다.

 

기이하게도 안 진사는 점점 얼굴에 생기가 돌고 주름이 펴져갔으며 머리칼이 시꺼매졌다.

 

안 진사는 말생을 대체할 노비들을 데려올 뿐 수척해지는 노비들에 대한 어느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안 진사댁에서 한 달에 상여가 수십 대가 오가자 충주 목사가 이를 부정하게 여겨 안 진사의 가족을 조사했다.

 

안 진사의 가족들은 충주 목사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고했고 충주 목사는 안 진사와 무당을 포박하기 위해 포졸을 보냈다.

 

그러나 안 진사는 단신으로 포졸 넷을 살해한 뒤 도망가버렸고 무당 또한 이미 충주를 빠져나간 후였다.

 

그 뒤로 안 진사와 무당은 나타나지 않았고 노비들이 수척해지는 현상 또한 멈췄다고 한다.

1 Comments
11 별빛여행 2021.10.26 15:43  
오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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