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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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대신에

21 허름한허세 1 219 0 0

(2021년 10월 26일)



         나 대신에



   수도꼭지 돌려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을 받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났어

   물을 긷기 위해 먼 길을 걷고 있을 너

   나 대신 네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다리 까딱이며 동화책 읽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났어

   밤낮없이 벽돌 나르고 돌을 깨고 있을 너

   나 대신 네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하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났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포탄 때문에

   어둠 속에서 숨죽이고 있을 너

   나 대신에 네가 거기 있는 게 아닐까?


   너 대신에

   너희들 대신에

   내가 여기 있는 게 아닐까?


* 황남선, [동시마중, 제 69호, 2021년 9·10월]에서(126)

- 동시마중, 2021. 9. 1,  다시 옮김 




:

거의 한 달을 기다려

마늘, 싹을 틔우다 


너 대신에

너희들 대신에


( 21102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https://youtu.be/wpg8jBFaj3c



https://unhcr.or.kr/1785021064_J8C3MObp_cc89797b0d74c41a9a17ac6ee8c56c1d90aaf30c.jpg

1 Comments
11 별빛여행 2021.10.26 15:52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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