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혹은 인제
허름한허세
4
270
1
0
2022.01.10 15:58
(2022년 1월 10일)
영월 혹은 인제
아픈 마음엔 풍경만 한 것이 없어라.
안팎으로 찢어진 것이 풍경이리라.
다친 마음이 응시하는 상처
갈래갈래 갈라져 나간 산의 등허리를 보는 마음은
찢긴 물줄기가 다시 합쳐지는 것을 보는 무연함이라네.
거기, 어떤 헐떡임도 재우고 다독이는 힘이 있어
산은 바다는 계곡과 별들은 저기 있네.
크레바스 사이로 빨려 들어간 산사람처럼
상처 속의 상처만이 가만히 잦아드네.
찢긴 풍경에겐 상처 입은 마음만한 것이 없어라.
외로운 사람의 말동무 같네 저 상처.
* 이현승, [대답이고 부탁인 말]에서
- 문학동네 시인선 160, 2021. 9.10
- [계간 파란 23, 2021 겨울]에서 다시 옮김 (187)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1.12. 1
:
그러하다,
힘든 시간일수록
지나온 어떤 풍경이
어느 순간
외로운 사람의 말동무가 되는 것을,
( 2201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2017.11.10 몽골, 엉거츠산 2085m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