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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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7:04
(2022년 2월 16일)
운수 좋은 날
단골식당에 12시 전에 도착해
번호표 없이 점심을 먹고
서비스로 나온 생선전에 가시가 하나도 없고
파란불이 깜박이는 동안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너
"환승입니다" 소리를 들으며
(교통바 절약했다!)
버스에 올라타
내가 내릴 곳을 지나치지 않고
내가 누르지 않아도 누군가 벨을 눌러
뒤뚱거리지 않고 착지에 성공해
신호에 한 번도 걸리지 않고
익숙한 콘크리트 속으로 들어가
배터리가 떨어졌다는 경고음 없이
현관문이 스르르 열리는 날
* 최영미, [공항철도]에서 (36)
- 이미의 시집 05, 2021. 5.12
:
참으로
담백하게 보낸 하루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닐거야,
우리네 삶이...
( 22021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운수 좋은 날
단골식당에 12시 전에 도착해
번호표 없이 점심을 먹고
서비스로 나온 생선전에 가시가 하나도 없고
파란불이 깜박이는 동안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너
"환승입니다" 소리를 들으며
(교통바 절약했다!)
버스에 올라타
내가 내릴 곳을 지나치지 않고
내가 누르지 않아도 누군가 벨을 눌러
뒤뚱거리지 않고 착지에 성공해
신호에 한 번도 걸리지 않고
익숙한 콘크리트 속으로 들어가
배터리가 떨어졌다는 경고음 없이
현관문이 스르르 열리는 날
* 최영미, [공항철도]에서 (36)
- 이미의 시집 05, 2021. 5.12
:
참으로
담백하게 보낸 하루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닐거야,
우리네 삶이...
( 220216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