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가 피어 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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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가 피어 살고 싶다고

21 허름한허세 2 178 1 0
(2022년 1월 7일)


목화가 피어 살고 싶다고


시든 억새를 쥐고 당신에게 가는 길
눈구름에 입술을 그리면 어떤 슬픔이 내려앉을까
눈사람을 만들 때 당신의 눈빛이 무슨 색으로 변할까
은색의 숲이 심장이 뛰기 시작해
몸속에 목화들이 우거져
당신에게 가는 문병은 어디로 휘어질까
마른 목화솜을 쓸어 모으면
마음엔 서리지 않는 유리 입김,
단 한번 몸과 기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살려주세요 빌 수밖에 없는
사람의 몸과 캐럴의 종이 울던 밤
솜 같은 당신을 안아보았지

한 사람을 지우기 전에 이 슬픔이 끝나기 전에
한 문장만 읽히고 있었어 사는 거 별거 있었냐 그냥,
목화가 피어 울고 싶다고 살고 싶다고
그래, 엄마, 잘 자

* 정현우,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에서
- 창비시선 452, 2021. 1.15




:


https://youtu.be/-7t1Ud4czmw

( 22010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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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3 연우이모 2022.01.12 20:52  
정말 좋은 뜻이네요
21 허름한허세 2022.01.13 14:47  
읽다보니 뭉클해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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