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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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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이전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중국 대륙을 통치할 정통성이 대만에 있다고 보아, 중화민국을 "자유중국"으로 부르는 한편, 중화인민공화국은 국가 유일정당인 중국 공산당을 줄여 "중공"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는 나라도 아니고 그저 정당에 불과하다는 뜻이였습니다

1970년대 들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국과 중국간의 관계가 개선되었고, 또한 개혁개방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수많은 서방기업이나 홍콩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지만 한국과 중공(중국)과의 교류가 이루어지기에는 북한의 존재감이 매우 컸었고, 당시 전두환 정권도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었기 때문에 한중간의 수교는 커녕 교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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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5월 5일에 중화인민공화국 민항총국 소속 영국제 호커 시들리 트라이던트 여객기는 랴오닝성 선양 공항을 출발하여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으로 비행할 에정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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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화인민공화국 영궁에서 비행 도중 여객기는 하이재킹(공중납치) 당했고, 비행기를 납치한 여성을 포함한 6명의 납치범들은 중화민국으로 망명을 꿈꾸며 권총을 이용하여 조종실 문을 부수고 들어간뒤 비행기 기장에게 중화민국(대만)으로 가라고 협박하였습니다

그러나 기장이 평양순안국제공항으로 비행기를 돌렸고 평양 상공에서 기체를 선회시키며 여기가 서울이니 착륙하자고 블러핑을 시도했으나 납치범들이 서울이 아님을 알아채고 다시 기장에게 협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납치범에 의해 점령된 비행기는 당시 미수교 적성국이였던 대한민국으로 방향을 돌렸고, 한국군 측에서는 이 시점부터 수상한 비행기가 북한 측 상공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는걸 레이더로 감지하였고 휴전선으로 접근해오자 F-5와 F-4전투기를 내보냈습니다

여객기는 전투기들의 유도하에 지금은 없어진 춘천시의 미 육군 항공기지인 캠프 페이지(Camp Page)의 비행장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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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서는 미수교 적국이던 중화인민공화국의 비행기가 북에서 남쪽으로 넘어올 당시 서울,경기,강원 지역에 어린이날 휴일에 난데없이 공습경보가 울리고, 라디오에서 지금 상황은 실제상황이라고 연신 방송이 나오게 됩니다

한국에서 초계 중이던 F-5 전투기 2대가 춘천 시내 바로 위로 굉음을 내며 지나가는등 전쟁이 다시 터진줄 알고 많은 사람들이 놀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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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넘어오는 중화인민공화국 민항기를 관제할적에 활주로가 길어서 안전하게 착륙이 가능한 김포국제공항에 내리게 하지 않고, 활주로가 짧아 위험한데도 춘천의 미군 기지 헬리콥터 활주로에 내리게 했는데, 이는 미군 기지 안에 비행기를 놓음으로써 중화인민공화국도 감히 미국을 상대로 윽박지르지 못하게 한 조치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장이 이를 거부하려고 해도 당시엔 이미 연료가 거의 바닥났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활주로를 50여미터나 지나 가까스로 멈췄을만큼 위험했던 불시착이였고, 이는 비행기의 수리가 필요하다라는 이유로 협상을 지연시킨 대한민국의 좋은 핑곗거리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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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납치범들은 서울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부에 의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승객들은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 숙박하면서 서울 시내와 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 구경을 다니고, 출국할때 컬러 TV까지 선물로 받는등 극진한 대우를 받았죠

체제 경쟁이 극심했던 당시로서는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공산국가에 홍보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도 했고, 중화인민공화국과의 외교 정상화를 원했던 전략적 의도도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항공여행을 할 정도라면 상당한 고위직 내지는 특권층이고 한국의 사정에 완전히 어둡지는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이를 직접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은 기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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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협상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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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해도 한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정상적인 외교관계가 전무한 "적성국"이었습니다

따라서 1961년 중화인민공화국 민항국 소속의 조종사 2명이 귀순한것을 비롯해 본 사건 이전까지 항공기나 선박 납치사건이 5차례 발생했었음에도 불구하고 , 그 동안 중화인민공화국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교섭대표를 대한민국에 파견한적이 없으며 문제 해결을 서두른적 없이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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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83년 불시착 사건떄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대단히 이례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됩니다.

사건 당일 오후에 바로 민항국장 명의로 교섭 대표단을 파견할테니 착륙을 승인해달라는 전문을 중국민항 일본지사를 경유해 팩스로 발송했고, 이건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한국으로 발송된 외교전문 이였습니다

이에 한국은 외무부 명의로 답신을 보냈습니다

내용은 5월 7일 12시 30분에 김포공항으로 대표단을 착륙시킬것과 한국에서는 이번 일을 외무부에서 전담한다는 것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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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후인 5월 7일 , 33명의 대규모 교섭 대표단이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파견됐습니다

대표단원들의 신분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민간기구인 "민항국 직원" 이였지만, 실제로는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와 정보기관의 부국장급 인사, 관영언론 신화통신 간부를 포함한 고위급 실무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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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측과 중화인민공화국 측은 5월 6일부터 회담을 진행하였고, 같은날 3명의 일본인 승객은 일단 본국으로 귀국하였습니다

그러나 쌍방의 대표 자격과 국호(남조선과 중공), 국기 사용 문제 때문에 난항을 거듭하게 됩니다

오로지 북한만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던 중화인민공화국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문제였지만, 대한민국 측 교섭대표단은 "남의 안방에 들어와서 안방 주인에게 인사도 안 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결국 본 협상에 앞서서 양국의 공식 명칭과 국기를 사용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아서, 회담장 테이블에는 태극기와 오성홍기가 장식되었고 협상 내내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를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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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협상 끝에 5월 10일, 한국 측 대표 공노명 외무부 제1차관보와 중화인민공화국 측 대표 선투 민항총국 국장은 피랍 승객과 승무원,항공기를 조속히 송환하며 당장 이동이 어려운 부상자는 서울에서 치료를 받은 후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된 다음 바로 출국시킬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특히 무장 납치범들은 한국법에 따라 처벌하기로 합의했었죠

양쪽은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이란 공식 국호가 표기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대부분의 중화인민공화국 국적 승객들은 5월 16일에 귀국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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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대한민국의 요구를 중화인민공화국 대표단이 대부분 수용한 것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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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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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납치범들은 대한민국에서 재판을 받고 각각 징역 4~6년의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후 약 1년을 복역하다가 형 집행정지로 출소한뒤 인도적 차원에서 중화민국(대만)으로 추방 형식으로 망명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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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하이재킹 억제를 위한 협약(헤이그협약)에 따라 항공기 납치는 엄벌에 처해야 할 중범죄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법으로도 항공기 납치는 무기 또는 7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며,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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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한국의 몇몇 국회의원들이 그들을 자유의 투사로 보아 재판 없이 중화민국에 송환하자는 주장을 하였지만, 그렇게 놔주기 시작하면 일 벌이고 정치적이유 운운아혐ㄴ서 악용될 소지는 충분하고 파급력이 커지게 됩니다

당시 전두환 치하 철저한 반공국가였던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심정적으로 저들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바가 아니였고, 그때까지만 해도 혈맹이나 다름없던 중화민국과의 관계도 감안하여 이 정도 선에서 절충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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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과정에서 보듯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아주 신속하게 한국과의 협상을 조기에 체결하고 귀국했습니다

이유는 당시 여객기 중에 자국의 최고 군사기밀을 쥐고 있는 미사일 전문 학자가 탑승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중화인민공화국 국적 탑승객들이 한국 호텔에 투숙한 뒤 가장 먼저 자신의 신분증을 잘게 쪼개어 화장실 변기통에 버렸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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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시 춘천 미군기지에 불시착한 여객기 기체도 다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이게 쉬운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활주로가 군용 활주로라 민항기가 이륙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짧았기 때문이였죠

때문에 중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비행기를 띄워 김포국제공항으로 날아간뒤 거기서 재정비하여 본국을 향해 다시 이륙하는 방안을 강구하게 됩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객실 의자,주방,화장실 설비 등 무게를 줄일수 있는 장비는 모두 떼어내 트럭에 실어 육로로 김포공항으로 수송했습니다

또 이륙거리를 줄이기 위해 이륙 시간을 이른 아침 시간인 7시 30분으로 잡았고, 혹시 모를 추락사고를 대비해 활주로 앞 근화동 일대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민항기를 간신히 띄워 김포국제공항으로 보냈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해당 여객기는 정비를 거쳐 5월 16일 김포공항을 떠나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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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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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1953년 7월 휴전 이후 한중 양국이 최초로 공식적인 외교적 접촉을 했다는 것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은 당시 북한의 요청으로 남한산 면직물에 대해 "원산지 증명"을 요구하여 대한민국 면직물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었는데, 민항기 사건 이후 더 이상 원산지 증명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민항기 사건 후 대한민국의 대 중화인민공화국 수출액은 1983년 484만달러에서 1984년 1,694만 달러로 급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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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다음 해인 1984년 중화인민공화국은 공산권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1986 서울 아시안 게임과 1988 서울 올림픽 참가를 선언하게 되었고, 특히 서울 아시안 게임에서는 아시아의 공산권 국가들 중 유일하게 참가했습니다

이후 대한민국 역시 1990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등 스포츠를 통한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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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시 승객 및 승무원들이 서울에 머물면서 받은 충격은 상상이상이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중 교류가 거의 반세기 가까이 끊어지면서 중화인민공화국 인민들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접할수 있는 길은 대부분 북한의 선전문이였기 때문에, 당시까지만 해도 "한성(서울)은 전깃불도 제대로 안들어오고 거지들이 우글거린다더라" 라는 수준의 인식이 팽배해 있었죠

그러나 그들의 눈 앞에 보이는 서울의 모습은 당시 중화인민공화국 대도시보다도 화려하고 발전된 모습이였으며, 특히 엄연한 적성국가 국민이였음에도 가는 곳마다 미소 띈 얼굴로 극진하게 환대해주는 한국인들을 보고 느낀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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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중화인민공화국이 마천루와 지하철,고속철도,고속도로 건설을 잇따라 해대며 대규모 인프라 시설들을 건설했기에 한국보다 야경이 못할게 없어졌지만, 그때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 안팎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북한보다도 못 살던 시절인지라 이러한 인프라 시설들은 많이 열약할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대도시라도 야경이 썩 화려하지 않았던 시절이였습니다

지하철은 베이징에만 있었으며 21세기 이후로 야경으로 이름을 날리는 상하이 푸동지구도 당시에는 시골 벽촌에 불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