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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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11월 29일, 노르웨이의 베르겐 근교에 위치한 이스다렌 골짜기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이 불에 타 죽은채로 발견된 사건입니다

사망자의 소지품에서는 신원을 알 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죠

나중에 8개국에서 서로 다른 이름으로 발행된 여권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모두 가짜 여권이였습니다

사건이 일어난지 5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범인은커녕 피해자의 신원조차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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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골짜기에서 발견된 여인의 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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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1970년 11월 29일, 베르겐 근교에 위치한 울리켄 산 북쪽의 작은 언덕을 하이킹하던 한 남자와 두 딸이 시신 1구를 발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발견장소는 흔히 이스다렌 계곡이라고 부르는 곳이였습니다

발견자들은 이른바 죽음의 골짜기라고 불리는 곳에서 바위들 사이에 숨겨진 채 일부가 불에 탄 나체의 여성 시신 1구를 발견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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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주변에는 분홍색 페노바비탈 수면제 1다스와 도시락, 세인트 할바드 술병, 휘발유 냄새가 나는 플라스틱 병2개, 모노그램이 지워진 은색 숟가락이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법의학자와 경찰견을 이끌고 시신이 발견된 이스다렌 골짜기로 향하게 됩니다

현장을 조사한 그들은 이후 불타버린 여권 하나를 추가로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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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을 부검한 결과, 여성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시신의 피에서 무려 50알이나 되는 수면제가 검출되었다는 것이죠

목에는 타격에 의한 타박상이 있었고 지문은 갈라져 있었습니다

치아 상태를 볼 때 남미에서 치과 진료를 받은적이 있지만, 어느 나라 출신인지 알려주는 정보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이스다렌 골짜기는 풍경이 웅장하고 베르겐에서도 몇km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인적은 매우 뜸한 곳이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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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망자의 신원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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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우선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죽은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여권이 발견되었으나 이미 불에 타버려서 아무 쓸모가 없었죠

더 납득하기 힘든것은 시체 주변에서 발견된 의류는 불에 타지 않았는데도 상표와 라벨이 모두 뜯겨져 없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모든 소지품 마크들은 물론 플라스틱 병 바닥의 라벨조차도 모두 박박 긁혀 제거된 채였습니다

이는 여성의 신원을 감추려는 목적이 분명한 것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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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은 포기하지 않고 수사팀을 증원해 여자의 신원을 밝히려 노력했습니다

마침내 시신이 발견되고 3일지난 12월 2일, 첫 번째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베르겐 기차역의 짐 보관소에서 여행가방 2개를 찾아내어, 그중 한 가방에 들어있던 선글라스에서 여성의 지문에 해당되는것을 확보하는게 성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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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발견된 여행가방 2개는 오히려 더 큰 의문점만 남겨주게 됩니다

여행가방안에 있던 물건들은 결코 일반인들의 소지품이라 할 수 없는 것들이였죠

가방 속 소지품은 500독일 마르크, 130 노르웨이 크로네, 모든 라벨이 제거된 옷, 처방한 의사 이름과 날짜가 삭제된 연고, 생산정보가 박박 지워진 머리빗, 사건 현장에 있던 것과 같은 은색 스푼, 스타일이 특별한 이탈리아 풍 드레스, 가발, 안경 등이였습니다

마치 자신의 정체를 숨기려는 사람의 소지품과 같았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수수께끼같은 메모장도 있었습니다. 암호로 작성된 메모는 죽은 여자가 방문했던 장소의 리스트로 결론이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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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망자의 짐에서 한 이탈리아인 사진 작가의 그림엽서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이 그 이탈리아인 사진작가를 찾아가 죽은 여성에 대해 묻자, 그는 죽은 여성을 노르웨이의 로엔에 위치한 알렉산드라 호텔에서 만났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던 적이 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한 그 여자는 자신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북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출신이며 6개월전에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왔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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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스다렌 계곡에서 발견된 변사자는 가발을 착용했으며 프랑스어,독일어,네델란드어,영어를 구사했다고 합니다

또한 베르겐 시내의 호텔 몇 곳에서 머물렀으며 체크인 후에 여러 차례 방을 바꾸었습니다

호텔 직원에게는 여행중인 세일즈우먼이라고 하며 엔티크 가구 수집가라고도 말했다고 합니다

사망자가 오트밀과 우유를 자주 주문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한 증인은 우연히 죽은 여성이 베르겐 호텔에서 한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의 증언에 따르면 죽은 여성이 독일어로 "난 곧 온다"하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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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다렌 계곡에서 발견된 이 여성의 마지막 행적은 호르다헤이멘 호텔로 드러났습니다

사망자는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이 호텔 407호실에서 머물렀죠

호르다헤이멘 호텔 직원은 죽은 여성이 키는 164cm이고 외모는 굉장히 아름다웠으며 엉덩이는 크고 눈은 작았으며 나이는 3~40대로 보였다고 진술했습니다

호르다헤이멘 호텔 투숙객은 경찰에게 죽은 여성이 사우스 스테이트라는 담배를 피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죽은 여성은 11월 23일에 체크아웃을 했는데 현금으로 계산을 하고 택시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망자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한 11월 23일부터 시신으로 발견된 11월 29일까지 6일동안의 행적은 전혀 알 길이 없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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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가 죽기전에 머물렀던 호텔들을 돌며 얻어낸 사실은 최소 다른 여권 8개를 들고 체크인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 또한 사망자의 정체에 대해 의문점을 더해주었죠

경찰은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해 유럽은 물론 북아프리카,중동까지 싹 뒤져봤지만 사망자가 호텔에 체크인할때 썼던 여권 8개는 모두 가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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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죽은 여성은 시신으로 발견되지 이전에 이미 이스다렌 골짜기에 있었다고 추정되었습니다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현지에 사는 남성이 사망자의 몽타주를 보고 경찰에 찾아와 한 증언이였죠

그는 11월 24일에 친구와 함께 하이킹을 하던 중 이스다렌 계곡 일대에서 죽은 여성이 검은 코트를 입은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 2명과 함께 있는것을 보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죽은 여성이 그날 야외 활동이나 하이킹에는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복장을 입었는데, 얼굴이 매우 공포에 질린 표정이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때 그들이 서로 지나쳤는데 죽은 여성이 뭔가 말하는듯한 입 모양을 했지만, 자기를 뒤따르는 남성들에게 공포를 느끼는 듯 보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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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망자에 대해 여러가지 증언들이 나왔지만 신원을 알 수 있을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르웨이 경찰은 이스다렌 계곡의 여성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데 실패하고 말았죠

베르겐 경찰 몇 명만이 참석한 채 치러진 조촐한 장례식을 끝으로 이름도 모른 채 땅에 묻혔습니다. 현재까지도 사망자는 이름 없이 이스다렌의 여인이라고만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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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죽은 여성의 정체, 자살설과 타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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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여성의 신원과 함께 증폭되는 의문은 죽은 여성의 정체입니다

최소 8개나 되는 가짜여권과 가명을 사용한 점, 여행가방 안에 있던 변장도구 등은 사망자가 결코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죠

가명을 쓰고 변장하기란 자기 정체를 숨겨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입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이스다렌 계곡에서 사망한 여성은 적국의 스파이였거나 국제 범죄조직의 일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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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1970년은 냉전시대였고, 노르웨이는 엄연히 북대서양 조약기구에 가입한 서방세계에 속하는 나라였죠

과거 동구권 국가에서 서방국가에 첩보원을 암암리에 파견하는 일이 잦았음을 고려하면 이 이스다른 계곡의 여성도 동구권 국가에서 파견된 첩보원일 가능성을 상정해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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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첩보원들은 첩보원이 된 순간부터 첩보행동이 발각되었을때를 대비해서 신원정보에 대한 모든 기록이 말소된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도 죽은 여성의 신원에 대한 정보가 없음을 고려하면 이스다렌의 여인은 적국의 첩보원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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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스다렌의 여인이 적국의 첩보원이라면, 사망자의 사용언어로 미루어 본다면 출신지는 동독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것이 그간의 중론이였지만, 최근의 필적감정 결과로는 프랑스인일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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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생기는 의문은, 이 여성이 자살했는지 살해당했는지 여부입니다

당시 수사당국에서는 이 여성이 자살했다고 잠정 결론내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