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적신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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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을 적신다는 건

21 허름한허세 0 288 0 0

1938447118_Zg8BielL_3ff374311afd00cbafae96697a3c5b3905caa25f.jpg(2021년 10월 11일)



곁을 적신다는 건



전깃줄에 내려앉은 텃새 한 마리

먼 산을 바라보며

비에 젖고 있고

그 아래 논둑에 올라선 아버지

벼 포기를 바라보며

젖고 있다

홀로 외줄에 올라선다는 건

아무도 모르게

꼭 쥐고 있어야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젖을수록

팽팽해지는

저 평행한 외줄 두 가닥

겉을 적신다는 건

말라 있는 안쪽이 있다는 것

저무는 빈 전깃줄

그 아래 빈 논둑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아

안쪽도 젖어 있을 것이다


* 손석호, [나는 불타고 있다]에서 (54~55)

- 파란시선 72, 2020.12. 5




:

가문 땅에 

비 내린다


적시면 

젖어들고


잦아들면 

다시 기다릴 것이다


저무는 빈 전깃줄

그 아래 빈 논둑


그 곁다리

텃밭에서


오늘도,

#근무중이상무!


( 21101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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