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적신다는 건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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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 21:40
곁을 적신다는 건
전깃줄에 내려앉은 텃새 한 마리
먼 산을 바라보며
비에 젖고 있고
그 아래 논둑에 올라선 아버지
벼 포기를 바라보며
젖고 있다
홀로 외줄에 올라선다는 건
아무도 모르게
꼭 쥐고 있어야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젖을수록
팽팽해지는
저 평행한 외줄 두 가닥
겉을 적신다는 건
말라 있는 안쪽이 있다는 것
저무는 빈 전깃줄
그 아래 빈 논둑
이제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앉아
안쪽도 젖어 있을 것이다
* 손석호, [나는 불타고 있다]에서 (54~55)
- 파란시선 72, 2020.12. 5
:
가문 땅에
비 내린다
적시면
젖어들고
잦아들면
다시 기다릴 것이다
저무는 빈 전깃줄
그 아래 빈 논둑
그 곁다리
텃밭에서
오늘도,
#근무중이상무!
( 211011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