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많은 귀신을 한꺼번에 본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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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많은 귀신을 한꺼번에 본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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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살다보면 한 두번은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이상한 경험을 한다고 하지요. 저도 여태까지 살아 오면서 몇번 그런일을 겪었는데요. 다음의 이야기는 제가 군 복무 시절에 겪은 믿기 어려운, 그리고 다소 황당 하기도한 경험 입니다.

대학생으로 첫해를 보낸후(오래전에 ) 대한민국의 다른 대부분의 젊은이들과 마찬 가지로 군복무를 하게된 저는

다사 다난했던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문산부근의 전방지역으로 배치를 받았습니다. 임진강 다리를 건너서 들어간 그곳은 민간 사회와 완전히 격리된, 그야말로 전방에 위치한, 어느 공병 부대로 발령받았지요. 제일 말단 병사라 몇주간의 휴식 기간을 거치고는, 다른 병사들과 마찬 가지로 야간 불침번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그 부대의 대부분의 다른 건물과 마찬 가지로, 제가 있던 소대 막사는 지붕이 반원형의 철제로 만든, 소위 콘센트 막사라 부르는것이 었는데, 제 차례는 새벽 한시경쯤 으로 잡혀있어서, 조금은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저의 첫번째 불침번근무를 서기 시작 했습니다.

불침번 근무라는게 막사안을 둘러보고, 동료들 침상을 돌보아 주고는 밖으로 나가 주위를 살피고 하는거였는데요. 제가 막사안을 살펴보고 있을때 였습니다. 갑자기 막사 밖에서 "와아!" 하는 함성 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총을 든채, 막사문을 조심 스럽게 열고는 밖으로 나가 보았지요. 사실 전방지역이기는 하지만 부대안이라 별 걱정도 안했거든요.

그런데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제 왼쪽으로 경사가 완만한 능선이 있는데, 거기서 불이 번쩍 번쩍 거리고, 사람들 비명 소리가, "으악-", "이 새끼-",,, 별별 소리가나면서, 총쏘는 소리에 포탄이 떨어지며 주위에 섬광이 일고, 그러니까 전투가, 그것도 수 많은 사람들이 뒤 섞여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백병전, 그런 양상이라 아군과 적군이 뒤섞여서 총검으로 찔러대고,,,, 보고있는데도 너무 끔찍 한겁니다.

너무 놀란 저는 막사문을 박차고 뛰어 들어 가면서 소리 쳤습니다. "기상, 기상, 전쟁 입니다. 전쟁이 났습니다!" 침상에서 곤히 자고 있던 고참들이, 역시 고참답게, 후다닥 일어나 군장을 챙기고 제게 상황을 묻는것이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밖의 전투 상황을 설명하고있던중, 얘기를 들으며 완전 군장을 마친 고참병중 한 사람이 상황을 살피려고 막사문을 열고 밖을보더니, 심상치 않은 어조로, 저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너 이리와" '그'가 난폭하게 저를 막사 밖으로 끌어 내는 겁니다. 너무 어이가 없는 행동에 다소 놀란 저는, 밖의 상황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된건지, '그'와 같이본 막사 바깥은 깜깜한 밤 하늘에 별만 총총, 사위는 벌레 소리만 들리는, 그야말로 적막한 밤, 그 자체 였던 겁니다.

"이게 뭐지?" 느끼기도 전에, "이 새끼!" 하며 욕설과 함께 그야말로 손과 발, 그리고 M16을 모두 동원한, 무지막지하고 천인 공로할 구타가 가해 졌습니다, 그게 소심한 제가 그 고참병의 계급이나 이름을 생략하고, '그' 라고 호칭한 이유 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저는 참으로 무지하게 맞았습니다. "근무하기 싫어서, 감히 주무시는 하늘같은 고참님들의 단잠을 깨웠다"는 정말 억울한 죄명으로 말입니다. 무수한 구타끝에 "정신 차리고 근무 잘 서!"라는 내용의 얼 차려를 겸한, 간곡한(?) 경고(물론 욕설도 동반 되었지요.)를 받고 다시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물론 철모는 날아가고 온몸에는 구둣발 자국이 찍힌채로 훌쩍 거리면서 말이지요.

훌쩍 거리며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불침번 근무를 서던 저는, 다시 막사안을 주의깊게 살피고는 후들 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왜냐고 물으면 화 납니다.) 밖을 살피기 위해 막사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미치겠는게, 분명히 단언컨대 아까 제가 보았던 전투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번쩍 거리는 총 소리, 포탄 소리, 비명 소리가 너무도 생생하게 보이고, 들리는 겁니다. 뭔지모를 욕설 비숫한 소리를 지르며 상대를 대검으로 찔러대고, 한쪽에서는 아프다고 비명을 질러대고,,,, 저는 제살을 힘껏 꼬집었습니다. 혹시 제가 헛것을 보았나 해서요. 아까 당했던 그 끔찍한 구타를 다시 경험 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제몸을 못살게 굴었지만, 분명히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제 생각에, 아까 당했던 그 끔찍한 구타는 무서 웠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소대원 모두 다 죽을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를 악물고 다시한번 막사로 뛰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까의 참혹한 매질이 너무 끔찍해서 반 울음 소리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진짜 전쟁 입니다!" "정말로 전쟁이 났습니다!"고참들이 하나둘 (이번에는 다소 천천히) 일어나고, 왕 고참이 아까 나를 집중적으로 패던 '그'에게 말했습니다."야 니가 나가 봐."

저는 다시 '그'에게 끌려 나가 정말로 고요하고 사위 적막한 밤의 풍경을 보고는, 또다시 두드려 맞기 시작 했습니다. 왜 내 눈에만, 내 귀에만 그런것이 들리고 보였는지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말 모르겠습니다. 결국 자비로우신 왕 고참께서, "야! 그만 하고 저 또라이 새끼 재워!" 하시는 바람에 저는 참혹한 구타로 욱신욱신 쑤시는 몸을 눞히고는 모포를 뒤집어 쓴채 훌쩍 거리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부대로 출근한 고참 상사님이 그얘기를 들으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 더군요. 6-25때 그쪽 능선에서 전투가 얼마나 치열 했던지 무수한 군인들이 거기서 죽었고, 저 처럼 그런걸 보았다는 병사가, 한 십년 전 쯤에도 있었다고요. 정말 치떨리게 억울한 경험 이었습니다. 제게는 분명한 사실이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는 그런 경험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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