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팔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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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외팔이 2

21 허름한허세 0 380 0 0
(2022년 4월 27일)


돌아온 외팔이 2


딱딱한 것과 딱딱한 것이 만나
세상을 이렇게 흔들어 댄다
지지 않으려 저 난리다
굳어 있는 것들은 제 몸을 움직일 때마다
좋지 않은 소리를 내는 법이다

포클레인, 이번엔
하나뿐인 팔에 무거운 정(釘)을 달고 와
아스팔트를 뚫고 있다
이건 쉽게 끝나는 싸움이 아니다
둘만의 싸움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죄 없는 담벼락들에 실금이 파고 들었다

나는 파헤쳐진 아스팔트를 피해 걷다가
승부가 결정된 순간이 언제인지 보았다
단단함을 자랑하며 세상을 뒤흔들던
외팔이의 공격이
부드러운 흙을 만나자마자 그만

멈춰 버린 것이다

* 윤성학, [당랑권 전성시대]에서
- 창비시선 261, 2006. 4.10

- [계간 파란 24, 2022 봄]에서 다시 옮김 (82)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2. 3. 1




:
아주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부산 남포동 극장가에서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나
이소룡의 정무문 시리즈를 함께 보았다.

그래서 한량이자 술꾼이던 아버지가
내겐 므찐 당신!으로 각인되었고

돌아가실 때까지 함께
영화를 보러 다녔다.

부디,
나도 랑딸에게
부드러운 아빠로 기억되기를...

( 22042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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