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부르면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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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0 15:57
(2022년 9월 20일)
그가 부르면
골목에서 아이들 옹기종기 땅따먹기하고 있다
배고픈 것도 잊고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영수야, 부르는 소리에 한 아이 흙 묻은 손 털며 일어난다
애써 따놓은 많은 땅 아쉬워 뒤돌아보며 아이는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 다시 둘러앉아 왁자지껄 논다
땅거미의 푸른 손바닥이 골목을 온통 덮을 즈음 아이들은 하나둘
부르는 소리 따라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은 여전히 머리 맞대고 놀고
부르시면, 어느 날 나도 가야 하리
아쉬워 뒤돌아보리
* 권지숙, [오래 들여다본다]에서
- 창비시선 325, 2010.12.27
:
3주 사이에
세 분이 떠나시고
어제 어머님 뵙고
오랜 벗들과 인사드리고 돌아오다,
부러 버스에서 내려
밤길을 잠깐 걸었다
한 분 두 분 떠나시고
이제는 고아가 된 우리도
부르시면, 가야 하리
아쉬워 뒤돌아보리
( 22092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그가 부르면
골목에서 아이들 옹기종기 땅따먹기하고 있다
배고픈 것도 잊고 해 지는 줄도 모르고
영수야, 부르는 소리에 한 아이 흙 묻은 손 털며 일어난다
애써 따놓은 많은 땅 아쉬워 뒤돌아보며 아이는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 다시 둘러앉아 왁자지껄 논다
땅거미의 푸른 손바닥이 골목을 온통 덮을 즈음 아이들은 하나둘
부르는 소리 따라 돌아가고 남은 아이들은 여전히 머리 맞대고 놀고
부르시면, 어느 날 나도 가야 하리
아쉬워 뒤돌아보리
* 권지숙, [오래 들여다본다]에서
- 창비시선 325, 2010.12.27
:
3주 사이에
세 분이 떠나시고
어제 어머님 뵙고
오랜 벗들과 인사드리고 돌아오다,
부러 버스에서 내려
밤길을 잠깐 걸었다
한 분 두 분 떠나시고
이제는 고아가 된 우리도
부르시면, 가야 하리
아쉬워 뒤돌아보리
( 220920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