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하고 아름다운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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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8 17:24
(2013년 1월 18일)
울창하고 아름다운
모퉁이를 돌면 말해다오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가령 저 먼 곳에서 하얗게 감자꽃 피우는 바람이 왔을 때 바람이 데려온 구름의 생애가 너무 무거워 빗방울 후드득후드득 이마에 떨어질 때 비밀처럼 간직하고픈 생이 있다고
처마 끝에 서면 겨울이 몰고 온 북국의 생애가 풍경처럼 흔들리고 푸르게 번지는 풍경 소리 찬 바람과 통증의 절기를 지나면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어 저녁의 이마를 짚으며 가늠해보는 무정한 생의 비밀들
석탄 몇조각 당근 하나 노란 스카프 밀짚모자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어 다 알려지지 않은 무엇이 여기 있다고
* 리산,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에서
- 창비시선 416, 2017.11. 3
: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는
집으로 가자,
어서!
( 23011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울창하고 아름다운
모퉁이를 돌면 말해다오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가령 저 먼 곳에서 하얗게 감자꽃 피우는 바람이 왔을 때 바람이 데려온 구름의 생애가 너무 무거워 빗방울 후드득후드득 이마에 떨어질 때 비밀처럼 간직하고픈 생이 있다고
처마 끝에 서면 겨울이 몰고 온 북국의 생애가 풍경처럼 흔들리고 푸르게 번지는 풍경 소리 찬 바람과 통증의 절기를 지나면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어 저녁의 이마를 짚으며 가늠해보는 무정한 생의 비밀들
석탄 몇조각 당근 하나 노란 스카프 밀짚모자 아직 다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은밀하게 남아 있는 부분이 있어 다 알려지지 않은 무엇이 여기 있다고
* 리산, [메르시, 이대로 계속 머물러주세요]에서
- 창비시선 416, 2017.11. 3
:
따뜻한 국물 펄펄 끓어오르는
저녁이 있는
집으로 가자,
어서!
( 230118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