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창가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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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22:49
(2022년 10월 26일)
가을 창가
늦은 저녁밥을 먹고 어제처럼 바닥에 등짝을 대고 누워 몸을 이리저리 뒤집었다
산굽이처럼 몸을 휘게 해 둥글게 말았다 똥을 누고 와 하던 대로 다시 누웠다
박처럼 매끈하고 따분했다 그러다 무심결에 창가에 무릎을 모으고 앉았다
천천히 목을 빼 들어 올렸다 풀벌레 소리가 왔다
가을의 설계자들이 왔다
거기서 이쪽으로, 내 귀뿌리에 누군가 풀벌레 소리를 확, 쏟아부었다
쏟아붓는 물에 나는 흥건하게 갇혀 아, 틈이 없다
밤이 깊어지자 나를 점점 세게 끌어당기더니 물긋물긋한 풀밭 깊숙한 데로 끌고 갔다
* 문태준, [먼 곳]에서
- 창비시선 343, 2012. 2.27
:
그래서
오늘도
밤길을 걸었다
잘 하고 있다
( 22102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가을 창가
늦은 저녁밥을 먹고 어제처럼 바닥에 등짝을 대고 누워 몸을 이리저리 뒤집었다
산굽이처럼 몸을 휘게 해 둥글게 말았다 똥을 누고 와 하던 대로 다시 누웠다
박처럼 매끈하고 따분했다 그러다 무심결에 창가에 무릎을 모으고 앉았다
천천히 목을 빼 들어 올렸다 풀벌레 소리가 왔다
가을의 설계자들이 왔다
거기서 이쪽으로, 내 귀뿌리에 누군가 풀벌레 소리를 확, 쏟아부었다
쏟아붓는 물에 나는 흥건하게 갇혀 아, 틈이 없다
밤이 깊어지자 나를 점점 세게 끌어당기더니 물긋물긋한 풀밭 깊숙한 데로 끌고 갔다
* 문태준, [먼 곳]에서
- 창비시선 343, 2012. 2.27
:
그래서
오늘도
밤길을 걸었다
잘 하고 있다
( 221026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