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5일)


가능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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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그렇다고 제가 나폴레옹처럼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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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세상은 불가능들로 넘쳐나지요
오죽하면 제가 가능주의자라는 말을 만들어냈겠습니까
무엇도 가능하지 않은 듯한 이 시대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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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대, 나의 짐승이여,*
이 산산조각난 꿈들을 어떻게 이어붙여야 하나요
부러진 척추를 끌고 어디까지 가야 하나요
어떤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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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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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
큰 빛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반딧불처럼 깜박이며
우리가 닿지 못한 빛과 어둠에 대해
그 어긋남에 대해
말라가는 잉크로나마 써나가려 합니다
​
나의 시대, 나의 짐승이여,
이 이빨과 발톱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찢긴 살과 혈관 속에 남아 있는
이 핏기를 언제까지 견뎌야 하는 것일까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아직 무언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떤 어둠에 기대어 가능한 일일까요
어떤 어둠의 빛에 눈멀어야 가능한 일일까요
​
세상에, 가능주의자라나, 대체 얼마나 가당찮은 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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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프 만델슈탐, 「시대」,『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조주관 옮김, 문학의숲, 2012, 96쪽


* 나희덕, [가능주의자]에서
- 문학동네 시인선 167, 2021.12. 6



: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던
시절은 이미 저물었다.

이제
하려고 해도
이룰 수 없는 일들만 남아

고개들어 바라보나니
아득하고 또 아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 22041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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