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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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이야기

21 허름한허세 0 107 0 0
(2022년 6월 30일)


밥 이야기 *


세 친구가 있었다.

세 친구는 산속에 들어가 함께 공부했다.
서로 돌아가면서 밥을 지었는데
한 친구는 자기 밥을 꾹꾹 눌러 담고 친구들 밥은 헐하게 담았다.
한 친구는 아주 공평하게 담았다.
한 친구는 자기 밥은 헐하게 담고 친구들 밥은 꾹꾹 눌러 담았다.
공평하게 밥을 담았던 친구가 공직자가 되었다.
산을 떠나며 오래 아쉬워했다.

어느 날 옛 친구들이 보고 싶어졌다.
산을 찾아갔다.
산어귀에서 뱀 한마리가 휙 지나가자, 놀라서 쫓아버렸다.
산속에 다다르자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지더니 신선이 나타났다.
자기 밥을 헐하게 담았던 친구였다.
바위에 앉아 수담을 나누며 신선 친구에게 물었다.

그 친구는? 그가 말했다.
산어귀에서 뱀을 보지 않았는가.

산에서 내려오자 백년이 흘러 있었다.

*옛날이야기 선집은 첫 책이었다

* 신동호, [그림자를 가지러 가야 한다]에서 (96~97)
- 창비시선 478, 2022. 6.17



:
그래서
그대는

지금
어디에?

나?
나는


풀 사이에...

( 22063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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