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이라는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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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이라는 눈동자

21 허름한허세 0 608 0 0
(2022년 12월 5일)


일출이라는 눈동자


성한 눈썹만 겨우 데려왔으니
저게 누군가의 눈동자였는지
왜 뭉개진 입이었는지
오래전부터 궁금하더니
바다의 손아귀에서 천리만리 도망쳐 온
사내인지 계집인지
여하간 보석을 훔친 발걸음이라 하네
끝 간 데 없이 멀어지는 난파선이야 그렇다 치고
난바다 든바다이거나
그쯤이면 팽개치고 보름보기로 살아도 좋으련만
애원마저 꿀꺽 삼키고
무정하다는 글자를 휘갈기지 않고도
오늘 아침 눈꺼풀과 손가락은
눈 부릅뜬 일출까지 직선이라고
언구럭 부리는
파도가 곁눈질 하면서
제 눈알 한쪽을 남몰래 뽑아 바친 걸
모르는 개뿔 소리이지
벌겋게 달구어진 해를 안와골절 속에 다시 집어넣어 봐야
단맛이든 쓴맛이든 요량하겠지

* 송재학, [아침이 부탁한다, 결혼식을]에서
- 문학동네 시인선 169, 2022. 5. 3

- [계간 파란 26, 2022 가을]에서 다시 옮김 (177~178)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2. 9. 1




:
올해가 가기 전
새벽 해돋이도 보고

저녁 해넘이도 보는
1 박 2일 나들이를...

( 22120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ㅅ ㅈ ㅅ , 191004 거제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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