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견디는 법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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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8 14:42
(2021년 12월 28일)
빚을 견디는 법
옥수수가 익는다 빚이 빛으로, 빛이 빚으로 치환되는 돌비알, 옥수수는 잠언처럼 익어간다 빚이 늘고 빛이 늘고 그예 늪이 되어도, 시글버글 옥수수 익어간다 길 잃은 빙하처럼 빚이 수상해도, 옥수수는 입술 물고 익어간다 옥수수에 달린 무수한 창문들이 익어간다 빛을 갚아야지, 부득부득 가계부채 익어간다 오줌 방울도 줄방귀도 익어간다 한 소쿠리 빚처럼 칸칸이 익어가는 우레, 오른발이 빚이고 왼발이 빛니라 옥수수는 길을 낳는다 빚과 빛 사이에 걸린 늙은 매머드가 허공을 업고 절뚝거린다
부은 관절마다 수억년 비밀, 알알이 달고
한사코 사랑이라 우긴다 한사코 익어간다
* 김수우, [뿌리주의자]에서 (42)
- 창비시선 466, 2021.11.12
:
농부農婦의 남편 생활,
2년 차가 끝나간다.
돌아오는 봄엔
텃밭 가에
찰옥수수라도
더 넉넉히 심어야겠다
( 2112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