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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 정연복

만 스무 해를 기르면서
단 한번도 헤어져본 적이 없던 딸
낯선 곳에 홀로 남겨두고 돌아오던 날

겨울 햇살 이리도 밝은데
엄마와 마지막 포옹을 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딸을 보며
나도 보이지 않게 울고 말았지

엄마의 입술에 다정한 입맞춤을 하고
약간은 수줍은 듯
아빠의 뺨에도 입술을 갖다대던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한 딸.

밤늦게 딸 생각에 뒤척이는데
선물처럼 날아온 문자 하나

˝아빠 보고 싶어요....
나는 씩씩이.˝

재잘대던 딸이 떠나
텅 빈 듯한 방을
침대 밑 먼지까지 말끔히 털어내고
두 무릎을 공손히 꿇고 기도하듯
딸의 방 구석구석 걸레질하며

지금껏 함께 살아오면서
좀더 잘해 주지 못한 것들
미안해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하늘 저 멀리 있는 딸에게 전하고픈
꼭 한마디

사랑해, 우리 딸.

1 Comments
7 희봉 2021.12.15 02:42  
마음이 짠- 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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