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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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단상

21 허름한허세 0 107 0 0
(2022년 8일)31일)


호박의 단상


아, 다르고 어, 다른 여름 햇빛 아래
아기 머리통만 한 호박이 즐지어 익어가고 있다
그늘 속에 사는 것
땡볕 속에 사는 것
운명의 지리학에는 완충선이 없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오로지 빨간 불
빨간불의 타는 고독 속에
아, 다르고 어, 다른 여름 호박의 소나기 아래
배보다 더 큰 배꼽을 내놓고
피가 단순해지는 늘어지는 낮잠

너는 살아도 호박, 죽어도 호박
억지로 하는 것과 저절로 하는 것,
호박, 억지로 익지 마라
저절로 되는 것이 잘되는 것이다

* 김승희, [창작과 비평 가을 2022]에서 (139)
- 창비, 통권 197호, 2022. 9. 1



:
억지로 익지 마라
억지로지 마라

책을 펼치자 마자 다가온,
오랜만에 만난,

므찐 노래,
저절로 되는 것이 잘되는 것이다

그러하다
이제 곧 가을이 저절로,

( 22083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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