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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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21 허름한허세 0 195 0 0
(2022년 9월 2일)


맑은 날


남은 한줌마저 다 털었다

그래도 허허 웃는다

아니다 울고 있지 않은가

하늘을 긁어대다 닳아버린 손톱이다

그래도 한결깥이 바람의 길을 가리키고 있다

움켜쥐고 있던 먹구름 한줄

나부끼고 나부끼고 나부껴서 가벼워진 몸매

오목눈이가 날아와 앉는다

온몸이 휘청, 한다

새가 날아간 뒤에도 오래 흔들린다

마른 깃털로 이루어진 몸

갯벌에 뿌리내린 채 날고 있다

석양에 하염없이 부서지는 은빛 날개다

* 나희덕, [야생사과]에서
- 창비시선 301, 2009. 5.12



:
종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달려오는 태풍 소식에
귀 기울이며

폭우와 강풍을
걱정한다

부디,
모두 웃을 수 있기를

그러하기를 바래본다,
맑은 날

( 22090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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