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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름한허세 0 285 0 0
(2022년 3월 21일)





뒤얽힌 실타래를 풀어보았는가
풀어도 풀어도 얽히는 실을
아무데나 우두둑 뜯어보았는가

그렇게 뜯어버린 실토막들이
골수로 낱낱이 뿌리내리어
흰 머리칼로 어지럽게 얽히나보다

눈 녹은 산기슭에는
개나리 진달래 살구꽃들이
또 다투어 피고
어김없이 피고 지는 꽃들이 어느새
서럽지 않다 거짓말처럼
그냥 곱기만 하다

어느 적막강산에 그대를 만나
어김없이 피고 지는 꽃
하염없이 바라볼거나

* 정양,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에서
- 창비시선 168, 초판 5쇄 2013. 6.10 (1997.11.20)



:
아직 풀어야 할 일이
많은 가 보다.

흰 머리칼
이제서야 희끗희끗

어지럽게 얽혀도 좋으니
우두둑 뜯어보고싶다.

( 22032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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