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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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어

21 허름한허세 0 227 0 0
(2022년 8월 8일)


바람에 실어


어찌 지내시는가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하늘의 해, 지는 노을 저편으로 수줍게 얼굴 내어미는 아미 고운 달, 그곳에도 무사한지, 올 장마가 길어 지루할거라느니, 유별나게 무더울 거라느니, 그런가 보다, 그런가 보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었지 초복인가 했더니 어느덧 말복이 찾아들고 입추라니, 가을의 문턱에 들었다니 아,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이곳 모악의 밤도 이제 서늘한 입김을 피워올리니 따듯한 불기가 간절하구려.

보고 싶구려 내 날마다의 밤 그리움으로 지핀 등 따뜻한 온돌의 기운 바람에 실어 보내노니 어디 한 번 받아보시려나 서리서리 펼쳐보며 이 몸 생각, 한 점 해 주실런가.

* 박남준,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에서
- 창비시선 138, 1995.10. 1



:
에어컨 틀어 놓고 이불 덮고 자는 밤이
가장 시원한 여름밤이라는 말도 있더라만

엊그제부터는 에어컨 끄고
이불 덮지 않고 그냥 자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입추에 바라본 바다는
아직 더버 보여도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으로


이 고비를 넘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더위도
매듭짓지 못한 일들도

( 22080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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