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뒷면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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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4 23:14
(2022년 8월 24일)
사랑의 뒷면
참외를 먹다 벌레 먹은
안쪽을 물었습니다.
이런 슬픔은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뒤돌아선 그 사람을 불러 세워
함께 뱉어내자고 말했는데
아직 남겨진 참외를 바라보다가
참회라는 말을 꿀꺽 삼키다가
내게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먼 사람의 뒷모습은
눈을 자꾸만 감게 하는지
나를 완벽히 도려내는지
사랑에도 뒷면이 있다면
뒷문을 열고 들어가 묻고 싶었습니다.
단맛이 났던 여름이 끝나고
익을수록 속이 빈 그것이
입가에서 끈적일 때
사랑이라 믿어도 되냐고
나는 참외 한 입을
꽉 베어 물었습니다.
* 정현우,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에서 (99)
- 창비시선 452, 2021. 1.15
:
참회가 필요한 이들은
참회할 줄 모르고,
참외의 단맛만 즐기다가
기어코
벌레를 먹게 되는 것.
제발
제대로 걷고
완벽히 도려내자.
참
베어 물고픈
하늘이다.
( 210408 들풀처럼 )
여름 비,
이제, 겨우?
다,
지나갔다?!!!
( 2208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사랑의 뒷면
참외를 먹다 벌레 먹은
안쪽을 물었습니다.
이런 슬픔은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뒤돌아선 그 사람을 불러 세워
함께 뱉어내자고 말했는데
아직 남겨진 참외를 바라보다가
참회라는 말을 꿀꺽 삼키다가
내게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먼 사람의 뒷모습은
눈을 자꾸만 감게 하는지
나를 완벽히 도려내는지
사랑에도 뒷면이 있다면
뒷문을 열고 들어가 묻고 싶었습니다.
단맛이 났던 여름이 끝나고
익을수록 속이 빈 그것이
입가에서 끈적일 때
사랑이라 믿어도 되냐고
나는 참외 한 입을
꽉 베어 물었습니다.
* 정현우,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에서 (99)
- 창비시선 452, 2021. 1.15
:
참회가 필요한 이들은
참회할 줄 모르고,
참외의 단맛만 즐기다가
기어코
벌레를 먹게 되는 것.
제발
제대로 걷고
완벽히 도려내자.
참
베어 물고픈
하늘이다.
( 210408 들풀처럼 )
여름 비,
이제, 겨우?
다,
지나갔다?!!!
( 2208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