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홈 > 소통 게시판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초여름

21 허름한허세 0 422 0 0

(2022년 6월 14일)


초여름


햇볕 뜨거워져서
보온 못자리 비닐 거두어주니
애틋하여라, 거기 연둣빛 어린 모들
모 끝마다 맑은 수정방울을 빛내며
세상에서 가장 이쁜 꿈을 꾸다 들켜선
때마침 솔솔대는 명주실바람에
부끄런 듯 부끄런 듯 모 끝 사운거리며
뭔가 뭔가 지극히 옹알거리기도 하며
급기야 제 가진 것 무엇인가, 이 땅에서
가장 여리고 순한 몸짓 하나로
섬뜩한 초록, 초록의 들판을
청청청청 열어젖히는 것이라니

* 고재종, [날랜 사랑]에서
- 창비시선 134, 1995. 5. 1



:
더울 땐 덥다가도
목 마를 땐 소나기로
그럼 참 좋으련만

날은 계속 흐리고
비는 드물게 내리고
목마른 풀 뿌리만 눕는구나

그래도
남 논의 모라도
쌀나무의 푸르름은 좋구나

( 22061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2072942922_qT2Kkj3Q_a0e5f78cc6b820e56ca4664a0baea4e0da68d11d.jpg

0 Comments
카테고리
통계
  • 현재 접속자 221 명
  • 오늘 방문자 57 명
  • 어제 방문자 2,372 명
  • 최대 방문자 14,757 명
  • 전체 방문자 3,328,685 명
  • 전체 게시물 46,640 개
  • 전체 댓글수 5,249 개
  • 전체 회원수 1,246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