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트에서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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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1 15:36
(2022년 6월 21일)
옛 노트에서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장석남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에서
- 문학과지성 시인선 156, 1999. 4.28
:
코로나 19로 벗들과 만나 잔을 기울일 시간은 사라져 가고
주말엔 묵묵히 텃밭에 나가 풀을 뽑고 흙을 고르며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하지,
긴 해가 저물어갈 때에서야 서서히 환하게 피어나는 박꽃을 보며
우리,
다시 만날 날을 그리워하다.
( 200622 들풀처럼 )
그리고 훌쩍
두 해가 갔네
곧 장마라는데
그리움만 쌓이네
( 22062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옛 노트에서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장석남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에서
- 문학과지성 시인선 156, 1999. 4.28
:
코로나 19로 벗들과 만나 잔을 기울일 시간은 사라져 가고
주말엔 묵묵히 텃밭에 나가 풀을 뽑고 흙을 고르며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하지,
긴 해가 저물어갈 때에서야 서서히 환하게 피어나는 박꽃을 보며
우리,
다시 만날 날을 그리워하다.
( 200622 들풀처럼 )
그리고 훌쩍
두 해가 갔네
곧 장마라는데
그리움만 쌓이네
( 22062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