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서나 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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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서나 별들이

21 허름한허세 0 155 0 0
(2022년 7월 28일)


아무 데서나 별들이


밥 벌러 온 동쪽엔 지진이 잦다

거미들이 분주해지면서
풀들이 쇠면서
나는 내 몸 냄새를 알게 됐지만

망치로 때려도 깨지지 않는
저녁의 거울 속엔
딱 하나만 더!
소주병을 품고 날듯이 모퉁이를 도는 까치 머리 옷자락이 펄럭인다

내 것이 아닌 게
내 것처럼 왔다가 떠나가는 동안
또 그것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동안

신발은 늘 젖어 있고
허리띠는 또 한칸 줄어드는데

아무 데나
아무렇게나 흩어져
제각기 제 빛을 내뿜는 나뭇잎들

* 전동균,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과 함께]에서
- 창비시선432, 2019. 6. 5



:
허리띠는 또 한칸 줄어드는데
라고 자랑(?)하고 싶지만

팍팍한 현실을
용케도 잘 견뎌내는 몸뚱이입니다

소주병을 품고 날듯이
살아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 2207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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