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소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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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7 14:30
(2022년 5월 17일)
토르소
손가락은 외로움을 위해 팔고
귀는 최책감을 위해 팔았다.
코는 실망하지 않기 위해 팔았으며
흰 치아는 한 번에 한 개씩
오해를 위해 팔았다.
나는 습관이 없고
냉혈한의 표정이 없고
옷걸이에 걸리지도 않는다.
누가 나를 입을 수 있나.
악수를 하거나
이어달리기는?
나는 열심히 트랙을 달렸다.
검은 서류가방을 든 채 중요한 협상을 진행하고
밤의 쇼윈도우에 서서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보았다.
악수는 할 수 없겠지만
이미 정해진 자세로
긴 목과
굳은 어깨로
당신이 밤의 상점을 지나갔다.
헤이,
내가 당신을 부르자 당신이 고개를 돌렸다.
캄캄하게 뚫린 당신의 눈동자에 내 얼굴이 비치는 순간,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내가
당신의 그림자였던 적이.
당신이 나의 손과
발목
그리고 얼굴이었던 적이.
* 이장욱, [생년월일]에서
- 창비시선 334, 2011. 8.12
:
눈빛이 마주치던 그 순간
낯설지 않은 이유를 내게 말해줘
어쩌면 우린 아주 오래전에
마법에 홀려 기억을 뺏겼을지도
* 온앤오프(ONF), "Moscow Moscow"에서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 22051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토르소
손가락은 외로움을 위해 팔고
귀는 최책감을 위해 팔았다.
코는 실망하지 않기 위해 팔았으며
흰 치아는 한 번에 한 개씩
오해를 위해 팔았다.
나는 습관이 없고
냉혈한의 표정이 없고
옷걸이에 걸리지도 않는다.
누가 나를 입을 수 있나.
악수를 하거나
이어달리기는?
나는 열심히 트랙을 달렸다.
검은 서류가방을 든 채 중요한 협상을 진행하고
밤의 쇼윈도우에 서서 물끄러미
당신을 바라보았다.
악수는 할 수 없겠지만
이미 정해진 자세로
긴 목과
굳은 어깨로
당신이 밤의 상점을 지나갔다.
헤이,
내가 당신을 부르자 당신이 고개를 돌렸다.
캄캄하게 뚫린 당신의 눈동자에 내 얼굴이 비치는 순간,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내가
당신의 그림자였던 적이.
당신이 나의 손과
발목
그리고 얼굴이었던 적이.
* 이장욱, [생년월일]에서
- 창비시선 334, 2011. 8.12
:
눈빛이 마주치던 그 순간
낯설지 않은 이유를 내게 말해줘
어쩌면 우린 아주 오래전에
마법에 홀려 기억을 뺏겼을지도
* 온앤오프(ONF), "Moscow Moscow"에서
아마도 우리는 언젠가,
( 22051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토르소' 뜻을 몰라 찾아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