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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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2 17:11
(2022년 6월 2일)
봄밤
홀로 배드민턴 채를 휘두르는 밤의 골목, 툭, 어둠 한 줌 치고, 툭, 다시 친다, 전봇대를 마주 보고, 어둠보다 더 컴컴한 허공의 셔틀콕, 툭, 목이 꺾인 듯, 웅크린 가슴처럼, 떨어진다, 전봇대가 어둠을 되받아친다, 콕이 툭, 떨어져도, 다시 채를 휘두른다, 아, 연습 중입니다, 혼잣말할 때, 툭, 문득 떠오르는, 식탁의 검은 김밥 반 줄, 이런, 형광등, 켜두고 나왔네, 그래도, 아무 데서도 꺼지지 않는 어둠들, 겨울은 반 남았지, 또 올 거니, 툭, 바닥에 떨어지는 반달빛 벚꽃잎, 나는 밑바닥도 없는 것 같다,
* 김경후,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에서 (62)
- 문학과지성 시인선556, 2021. 7. 5
:
낮은
이미 여름이어도
밤은
아직 봄밤이더라
아무데서도 꺼지지 않는
어둠들
바닥이 보이지 않아도
길은 가야지
( 22060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봄밤
홀로 배드민턴 채를 휘두르는 밤의 골목, 툭, 어둠 한 줌 치고, 툭, 다시 친다, 전봇대를 마주 보고, 어둠보다 더 컴컴한 허공의 셔틀콕, 툭, 목이 꺾인 듯, 웅크린 가슴처럼, 떨어진다, 전봇대가 어둠을 되받아친다, 콕이 툭, 떨어져도, 다시 채를 휘두른다, 아, 연습 중입니다, 혼잣말할 때, 툭, 문득 떠오르는, 식탁의 검은 김밥 반 줄, 이런, 형광등, 켜두고 나왔네, 그래도, 아무 데서도 꺼지지 않는 어둠들, 겨울은 반 남았지, 또 올 거니, 툭, 바닥에 떨어지는 반달빛 벚꽃잎, 나는 밑바닥도 없는 것 같다,
* 김경후,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에서 (62)
- 문학과지성 시인선556, 2021. 7. 5
:
낮은
이미 여름이어도
밤은
아직 봄밤이더라
아무데서도 꺼지지 않는
어둠들
바닥이 보이지 않아도
길은 가야지
( 220602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