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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21 허름한허세 0 149 0 0
(2022년 7월 12일)


남편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 문정희,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에서 (37)
- 민음의 시 119, 1판 1쇄, 2004. 5.10 / 1판 11쇄, 2020.12. 2



:
언제간 지나치다 보았던 시,
다시 꼼꼼히 만나니

아득하고
아련하다

삼식이가 되겠다던 꿈은
자꾸만 멀어져 가고,

( 22071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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