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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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름한허세 0 102 0 0

(2021년 10월 22일)


스트라이크


회사 반대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이십삼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등 뒤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전원을 껐다
이대로 가다 기차를 타면 바다가 나오리라
느리게 날카로워지는 능선에 눈길을 주다가
문득 내 이름을 불러보았다
이문재 이문재 이문재
부르면 부를수록 낯설어져서 그만두었다
버스는 마주 오는 차를 모두 비켜가며 달렸다
세상의 아침은 세상의 아침에게만 아침이었다
스마트폰을 껐는데도 내가 켜지지 않았다
다들 내보냈는데도 내가 들어오지 않았다
기차를 두어번 갈아타면 항구까지 가리라

* 이문재, [혼자의 넓이]에서 (43)
- 창비시선 459, 2021. 5.28



:
달빛 아래 길을 달려
먼동이 트기

능선에 오르면
기차를 갈아타지 않더라도

항구까지 가려나,
역병을 뚫고

여기라도 벗어나고 싶은
불금이닷 !

( 211022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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