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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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름한허세 0 160 0 0
(2022년 6월 23일)


소나기


누군가 치는
죽비다.

쫙,
쫙,
쫙,

매미 노래에 얼굴 찡그리던 패랭이꽃도 한 대
이슬 구슬 톡 떨어뜨리던 토란잎도 한 대
졸다가 죽비를 맞는다.

쫙-
쫙-
쫙-

강아지 밥그릇 기웃대던 수탉도 한 대
심부름 가다 자전거 타고 놀려던 종석이도 한 대
딴 생각하다 죽비를 맞는다.

죽비 소리 지나간 뒤
감기던 마음의 눈
반짝,
깨어난다.

* 유미희, [짝꿍이 다 봤대요]에서
- 사계절 중학년문고 8, 2007.11.30



:
목금토일
내린다던 장마비

목금으로
줄더니

이제는
소나기 한 대 내리지 않는다


자기가 죽거든 자기가 입던 흰 윗도리하고
붉은 색 짧은 치마는 꼭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고...

떠나던 연이가 남긴 말이
마치 죽비처럼,..

( 22062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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