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로드의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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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 로드의 유월

21 허름한허세 0 215 0 0
(2022년 6월 17일)


카오산 로드의 유월
- 노천카페에서


사흘 때 밥도 안 먹고 허시시만 피우는
재키방 천정에 도는
헬리콥터 날개도 날지도 못하고 그 자리만 도는데
건너편 공항버스엔 또 한 무리가 떠난다
멀쩡한 놈도 보름이면 정상적인 히피가 되는 데서
그들은 또 어디로 도망가는 걸까?
허시시의 깊은 맛에 럼酒에 오르가즘으로
이력이 날만한 편도표만 계속 끊으며
계속 돌아오고 마는 이남 킴벌리 히토미
거꾸로 매달려 천장을 지나다 떨어진 빨간 도마뱀과 눈이 마주칠 때 갈곳 없이 너즐한 모습은 꼭 들키고 만다
우체국 앞 수신자부담 전화기 앞에 그레이스가 머리를 처 박고 있다
그레이스 우린 다 토해내고 속없이 살 순 없을까?

오늘은 그 사람 사는 나라의 국경일
저 수화기만 들면 빗물 묻은 목소리가 나올 텐데
쉽게 내 것이 될 것도 같은
삐꺽거리는 숟가락 때문에
달러는 없어져 가도 숙취는 남는다
또 스콜이 내린다

* @신성열 , [흐린 날에는]에서 (77~78)
- 푸른별현대시선 27, 2005.11. 8



: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떠나는 사람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


여행을 한다고
바로 무언가가 남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행하던 날들을 되돌아보면,
낯선 거리를 헤매고 다니던 시간은 평생 웃음지을 수
있는 기억이 된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사치가 아니다. 왜 꿈만 꾸고 있는가.
한번은 떠나야 한다.
떠나는 건 일상을 버리는 게 아니다.
돌아와 일상 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해서다.
박준의《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중에서 -


책이나 읽으며 가고 싶다 읊조리는 동안
훌쩍 떠나 다녀온 녀석(시인!)도 있듯이.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다 토해내
속 없이 살 순 없다는 걸,

그래도 떠나고 싶다
외쳐보는 오늘은 불금이닷.

( 22061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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