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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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6 17:21
(2022년 9월 16일)
나프탈렌
멀어지는 일 옷장에서
신발장에서 불안이 눅눅히 번진
이 방에서 도시에서
끝내 무표정한 얼굴로
지상의 외딴 그늘에 숨어
두꺼운 한 권 책을 읽는 일
어떤 사소한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는 책
우연처럼 찢겨나간 페이지에 이르러
잠시 웃음을 머금는 일
울음이 다 닳도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안녕을 연습하는 일
더듬더듬
뜻 모를 문장들을 앓다보면
자꾸 벌레에 물리고 벌레는 나를 사랑해,
사랑해 말하면
모두들 슬그머니 달아나
끝내 무표정한 얼굴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
내가 만든 이별의 냄새를
내가 맡는 일
잠시
쓰디쓴 웃음을 머금는 일
* 박소란, [심장에 가까운 말]에서
- 창비시선 386, 2015. 4. 2
:
몇 달만에
아우 덕분에
저녁 먹고 밤길을
10km나 걸었다
아주 조금씩
안녕을 연습하는 일이
드디어 나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나프탈렌 냄새가 좋았다
( 22091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나프탈렌
멀어지는 일 옷장에서
신발장에서 불안이 눅눅히 번진
이 방에서 도시에서
끝내 무표정한 얼굴로
지상의 외딴 그늘에 숨어
두꺼운 한 권 책을 읽는 일
어떤 사소한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는 책
우연처럼 찢겨나간 페이지에 이르러
잠시 웃음을 머금는 일
울음이 다 닳도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안녕을 연습하는 일
더듬더듬
뜻 모를 문장들을 앓다보면
자꾸 벌레에 물리고 벌레는 나를 사랑해,
사랑해 말하면
모두들 슬그머니 달아나
끝내 무표정한 얼굴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
내가 만든 이별의 냄새를
내가 맡는 일
잠시
쓰디쓴 웃음을 머금는 일
* 박소란, [심장에 가까운 말]에서
- 창비시선 386, 2015. 4. 2
:
몇 달만에
아우 덕분에
저녁 먹고 밤길을
10km나 걸었다
아주 조금씩
안녕을 연습하는 일이
드디어 나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적부터 나는
나프탈렌 냄새가 좋았다
( 220916 들풀처럼 )
#오늘의_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