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한마디
허름한허세
2
121
1
0
2021.10.13 21:11
(2021년 10월 13일)
사소한 한마디
1920년 뉴욕의
어느 추운 겨울날
가난한 한 노인이 '나는 맹인입니다'
작은 팻말을 들고
공원 앞에서 구걸하고 있었다
몇 사람만 동전을 던지고 갈 뿐
그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때 한 행인이
맹인 앞에서 잠시 머물다 떠났다
그뒤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맹인의 적선통에 동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마음을 돌려 놓은 것일까
팻말은 다음과 같은 글귀로 바뀌어 있었다
"봄은 곧 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봄을 볼 수 없습니다." *
사소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크게 벌었던 것이다.
*앙드레 브르통의 글
* 천양희, [지독히 다행한]에서 (26~27)
- 창비, 2021. 3.31
:
밤이 깊어갑니다.
돌아서 왔습니다.
마음이 쉬는 밤 되소서 ~
( 21101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남은 고구마는 아직도 텃밭에서 여물어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