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령
허름한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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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13:23
(2021년 12월 10일)
진부령
걸으면 산이고
또다시 산이다
그리고 미칠 것 같은 눈이다
눈발은 지쳐 쓰러진 것들의
체온으로부터 오고
어디에도 없는 눈 덮인 이 길이
잡목 숲에 버리고 온
그대의 마음이란 말인가
주고받았던 힘이란 말인가
뒤돌아보면
채 닦이지도 않은 눈물만 얼어붙어
먼 불빛들 사이
우뚝 서 있어라. 운명처럼
그대를 사랑한다
어디에도 희망은 없으므로
* 허연, [불온한 검은 피]에서 (79)
- 민음사, 1판 13쇄, 2020.7.23
1판 1쇄, 2014. 4.28
:
희망은,
어디에도 없으므로
운명처럼
우뜩 서 있어라,
사랑한다
그대
( 21121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60131 밀양, 천황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