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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허름한허세 0 88 0 0

(2021년 12월 14일)





1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지만
사람들은 공만 보면 무조건 차고 본다
기를 쓰고 달려든다
마치 공 속에 뭔가 들어 있기라도 한 듯
갖은 방법 다해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공은 둥글어서 충분히 서럽다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는 비밀처럼
공은 텅 비어 있어서 실체가 없다
공 속에는 그냥 텅 빈 空이라서
아무 데고 비천하게 굴러다니다
보이지 않는다

2
냄새 풀풀 나는
지구같이 구겨진 모습으로
하수구에 처박힌 공
며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자신이 버려졌다는 생각이 드는지
누군가 발로 한번 차주길 기대하다 이내
집착을 버린다
누추해진 지구가 자신의 상처를
둥그스름히 끌어안고 살아가듯
하수(下水) 따라 서서히 몸을 풀어보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 김희업. [비의 목록]에서
- 창비시선 381, 2014.11. 3



:
이미,
충분히 서럽다

그래도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이쯤이야!

( 21121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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