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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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21 허름한허세 4 435 1 0

(2021년 12월 25일)


메리 크리스마스


내가 가진 가장 두꺼운 옷, 
옷을 떠올린다 
그것을 입으면 춥지 않으리 

 나에겐 오래된 점퍼가 하나 있고 장롱 가장자리 때를 기다리듯 잠잠히 걸려 있고 

 언젠가 세일 중인 백화점 앞 매대에서 고른 것 
그것을 입으면 춥지 않으리 

하얀 패딩에 하얀 모자가 달린 것 앞자락 플라스틱 단추가 어느 선한 이의 눈망울처럼 빛나는 것 

눈 쌓인 창밖으로
 처연한 햇살이 젖은 성냥을 만지작거리는 빌딩 너머로 

 영하의 날은 계속될 것이다 옷,
  옷을 떠올린다 
  그것을 입으면 춥지 않으리 

  뒤뚱거리며 걷다 무심코 디딘 빙판에 벌렁 나동그라진대도 한참을 그대로 멈춘대도
춥지 않으리 

  슬프지 않으리, 보세요 엄마
  눈사람이에요 완전히 얼어붙은
사람이에요 공연히 빈 놀이터를 기웃대던 아이는 신이 나 웃고 

아이도 엄마도 춥지 않으리
장롱 속 웃을 꺼내어 입기만 하면 

* 박소란, [한 사람의 닫힌 문]에서
- 창비시선 429, 2019. 1.31


:
랑딸이 직접 그리고,
맹글어 준 장식들 때문에

더 포근하고 따뜻한 저녁을
아버님을 포함한 식구들이 먹고

갑자기 발목이 불편해
건너 오시지 못한 어머님께
다시 가서

케잌을 나눠 먹으며
모처럼 연말 기분을 누리다 오다.

바깥을 거니는 이들, 모두
춥지 않은 밤이면 더 좋으리

( 21122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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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8 마거링 2021.12.26 01:05  
대빵 따뜻하게 입고 나가도 겨울은 언제난 추움 ㅠ
21 허름한허세 2021.12.27 10:46  
반갑고맙습니다. 그럴수록 더 빵빵하게 따시게 댕깁시더 ~ ^^;;;
3 연우이모 2022.01.14 14:55  
겨울 감기조심하세요
21 허름한허세 2022.01.14 17:18  
따스한 불금 저녁 보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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