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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넙치

21 허름한허세 0 189 0 0
(2022년 5월 31일)


넙치


그래, 나 바닥이다, 울뚝불뚝, 넙치, 시장 바닥에 누워 있다, 뭘 보고 있나, 그것, 진창 바닥보다 넓적하게, 바닥의 바닥이 되면서, 대체 뭘 보고 있나, 가끔, 이게 아냐, 울컥, 찌끄레기를 게운다, 뒤척인다, 하지만 다시, 눌어붙어, 바닥이 되지, 바닥, 뭘 볼 수 있나, 게슴츠레, 흰 눈자위로, 울컥, 찢어진 노을, 키득대는 웃음, 흐르고, 슬리퍼 끄는 소리, 지날 때마다, 울컥, 소리친다, 그래, 나, 바닥이다, 그것, 더욱맹렬히 바닥이 되기로 맹세한다, 끌로도 끝으로도 떼어 낼 수 없는 바닥, 더 바닥, 더, 더 바닥이 되기로, 울컥,

지금 넙치가 나올 철인가, 뭐, 그렇지, 이 바닥이나, 저 바닥이나, 다 그렇지, 사내 둘, 바닥 끝 지나 골목 끝, 횟집 문을 연다,

* 김경후,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에서 (13)
- 문학과지성 시인선556, 2021. 7. 5



:
그래,
오월,

누군가는 汚월이라고도 부른
바닥 끝 지나

횟집이든 어디든 이제,
문을 열

( 22053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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