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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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21 허름한허세 0 1460 0 0
(2022년 12월 14일)


무인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을 때면 어디
섬으로 가고 싶다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결별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떻게 죄짓고 어떻게 벌받아야 하는지
힘없이 알 것 같을 때는 어디든
무인도로 가고 싶다
가서, 무인도의 밤 무인도의 감옥을.
그 망망대해를 수혈받고 싶다
어떻게 망가지고 어떻게 견디고 안녕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그만 살아야 하는지
캄캄히 다 알아버린 것 같은 밤이면 반드시,
그 절해고도에 가고 싶다
가서, 모든 기정사실들을 포기하고 한 백 년
징역 살고 싶다
돌이 되는 시간으로 절반을 살고
시간이 되는 돌로 절반을 살면,
다시는 여기 오지 말거라
머릿속 메모리 칩을 그 천국에 압수당하고
만기 출소해서
이 신기한 지옥으로, 처음 보는 곳으로
두리번두리번 또 건너오고 싶다

* 이영광, [끝없는 사람]에서 (14~15)
- 문학과지성 시인선 512, 2018. 7. 6



:
일단
신기한 지옥에서

어디로든
건너가고 싶다만

언제나 나는
#근무중이상무!

( 22121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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