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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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4대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1961년 퇴임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군산공동체라고도 할 수 있는 위협”이라고 경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군부와 방위산업체가 결탁한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를 지칭한 것이다. 냉전시대 미 군산복합체는 국정을 좌우하는 세력으로 번성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개입한다는 음모론의 주인공이 됐다.

군산복합체의 전쟁 특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확인됐다. 탄도탄 요격 미사일(독일), 리퍼 드론(폴란드), 스팅어 대공미사일과 재블린 대전차(동유럽 국가) 등 미국산 무기 구매가 줄을 잇고 있다. 러시아의 무기 수출 시도도 활발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자국산) 무기 대부분은 실제 전투에서 한 번 이상 활용됐다”고 선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세계 1, 2위 무기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특수는 우리나라에까지 확산됐다. 최근 폴란드에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 10조 원대의 무기를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불황 속에 반가운 소식이긴 하나,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대립 중인 터라, 이번 무기 수출 계약으로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관계가 나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신냉전에 발을 담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70년이 지났는데도 한반도의 냉전은 여전하다. 작은 이익(무기 수출)에 현혹돼 큰 손실(신냉전 연루)을 자초해선 안 된다. / 이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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