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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격상시켰다.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창설과 더불어 달러 중심 ‘브레턴우즈 체제’를 구축하려 하자 영국이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급파해 파운드화 방어에 나섰다. 케인스는 ‘세계 통화 방코(Bancor)’라는 대안까지 제시했는데 미국으로부터 ‘주제넘은 빚쟁이’라고 면박만 당했다. 케인스는 “대영 제국의 눈을 뽑혔다”고 했다.

▶미국은 달러 헤게모니 방어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금 보유량보다 훨씬 많은 달러를 찍어 내 ‘통화 사기’ 논란이 일자, 달러 지폐에서 “소지인이 요구하면 금을 지급한다”는 문구를 지우고, “우리는 신(神)을 믿는다”는 문구를 넣었다. 달러를 신처럼 믿으라는 통지였다. 1970년대 오일 쇼크 때 미국은 중동 산유국과 ‘원유는 달러로만 거래한다’는 표준 계약을 만들어 선수를 쳤다. 석유 수입국들은 무조건 달러부터 확보해야 했다. 1980년 미국의 거대 무역적자는 엔과 마르크 환율을 강제로 바꾸는 플라자 합의로 돌파했다.

▶미국이 달러 덕에 누리는 초특권은 언제나 시기의 대상이 돼 왔다. 프랑스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은 “미국이 얼토당토 않은 특권을 누린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는 우리 돈이고, 문제는 당신들 것”이라면서 무시해버렸다. 세계 무역의 85%가 달러로 결제되고, 전 세계 외환보유액 60% 이상이 달러로 채워져 있다. 세계 달러 거래 시스템에서 퇴출되는 나라는 국난을 맞는다. 미국 최고의 힘은 항공모함이나 스텔스기, 핵잠수함이 아니라 달러다.

▶미국이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달러 가치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엔화 대비 달러 가치는 24년 만에, 유로화 대비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기축통화를 넘어 이제 ‘킹 달러’(king dollar)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위기일수록 ‘모두가 원하는 돈’의 위력은 더 커진다. / 김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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