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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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은 위험하다

27 폴라리스 0 222 0 0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주고 받는 말 가운데 하나가 “언제 편한 시간에 밥 한 끼 같이 하시죠”다. 이럴 때 대개는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대답한다. 하지만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확률은 좀 낮다. 오랜 만에 만난 사람 간 인사치레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그래서 정말 수저를 맞대고 싶은 사이라면 말이 나온 김에 아예 날짜를 잡아버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는 조언도 나온다.

밥 한 끼 먹자는 말이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서 지금처럼 인사말로 통용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에서는 보릿고개를 겪던 시절, 가장 큰 소원이 배 부르게 밥을 먹는 일이어서 그런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주장한다. 부모들이 객지에 있는 자식들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밥은 먹고 다니냐”라고 묻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유래야 어쨌든 함께 밥을 먹자는 제안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아주 유용한 언사에 속한다.

근데 최근에는 이런 표현도 함부로 하기가 힘들어졌다. 우리 사회에 ‘혼밥’(혼자서 하는 식사)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까닭이다. 개인 생활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다 보니 이제는 타인과 밥을 먹는 자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코로나19 확산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를 했다. 이러니 혼밥 예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익숙해졌더니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데다 타인의 이야기를 억지로 듣지 않아서 좋다는 거다.

물론 인간관계 단절 등 혼밥의 단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나아가 혼자서 저녁을 먹으면 우울감에 빠지거나 자살을 생각하는 위험이 동반 식사 때에 비해 크게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조사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 남성은 어울려 식사를 할 때보다 수면 부족 위험이 1.3배, 우울한 기분에 빠질 가능성이 1.9배, 자살 생각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식사를 하는 여성도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수면 부족 위험·우울한 기분·자살 생각이 각각 1.4배, 1.5배, 1.6배 높았다고 한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이런 통계를 전적으로 신뢰할 까닭은 없다. 스스로가 원해 혼자 밥을 먹겠다는 데 누가 이를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전문가의 이 같은 지적을 한 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는 있겠다. 나 좋다고 하는 혼밥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건 큰 일이 아닌가. - 도청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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